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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혼란 및 엔저로 자국복귀 속도 내는 日기업들World Wide 2022. 7. 12. 17:36반응형
공급망 혼란 및 엔저로 자국복귀 속도 내는 日기업들
- 경제·무역
- 일본
- 도쿄무역관 하세가와요시유키
- 2022-07-12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엔저, 신흥국 인건비 상승으로 해외생산 메리트 감소
2023년부터 '경제안전보장추진법' 시행으로 日제조업 자국복귀 가속화 전망
-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엔저, 신흥국 인건비 상승으로 해외생산 메리트 감소 -
- 2023년부터 '경제안전보장추진법' 시행으로 日제조업 자국복귀 가속화 전망 -
코로나19사태 및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 도시 봉쇄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일본에서는 공급망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생산거점을 일본 국내로 복귀시키는 '국내 복귀(리쇼어링)'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일본 기업들의 리쇼어링 동향과 그 배경 그리고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다.
일본으로 생산거점 이전 서두르는 日 제조기업
일본의 자동차 대기업 'SUBARU'는 지난 5월에 연고 지역인 군마 현(群馬県)에 2027년 생산 가동을 목표로 전기차(EV)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SUBARU가 일본 국내에 완성차 생산 라인을 신설하는 것은 약 50년 만으로, 향후 5년간 일본 국내 생산체제 재편에 약 2,500억 엔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SUBARU가 EV 전용 생산 라인을 신설하는 오이즈미 공장과 2022년 판매 예정인 SUBARU의 첫 EV 모델 'SOLTERRA'>
[자료: IT media NEWS]
전자부품 대형 제조사 TDK도 5월에 차량용 전장 부품 증산을 위해 이와테현(岩手県)에 새로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약 500억 엔으로 TDK사 역대 최대 규모다. 2023년 착공해 2024년에 생산 가동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규 공장에서 생산될 적층 세라믹 콘덴서는 EV 1대 당 약 1만 개가 탑재되는 핵심 부품으로, TDK는 이 세라믹 콘덴서 생산 능력을 2020년 대비 2배로 늘릴 예정이다. 일본 국내에 공장을 신설 또는 증설하는 이 같은 움직임은 특정 기업이나 업종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일본 제조업계 전반에 걸쳐 확대되고 있다. 일본 최대 전기로 메이커 도쿄제철의 이마무라 기요시 상무는 이미 일본 제조업의 국내 복귀가 시작됐으며, 이와 관련해 일종의 '건설 붐'이 도래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마무라 상무에 따르면 일본 내 건축자재 수주는 올해 들어 전년대비 10% 가까이 늘어났는데, 제조업의 국내복귀에 기반한 수주 증가 추세는 향후 3~4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에 발표된 일본 제조업 분야의 국내 제조거점 건설 사례>
SUBARU
[자동차]군마 현에 EV 공장 신설. 2027년 생산 가동 예정. 향후 5년간 국내 생산체제 재편에 약 2,500억 엔을 투자 예정 KANEKA[의료기기]홋카이도에 공장 신설. 투자 총액은 약 100억 엔으로 2024년 생산 가동 예정. 신 공장에서는 혈액 정화기를 생산 예정이며 부지 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제로 에너지 팩토리를 지향 TDK
[전자부품]이와테 현에 공장 신설. 2024년 생산 가동 예정. 투자 총액은 약 500억 엔. EV 관련으로 최근 수요가 급증한 적층 세라믹 콘덴서 증산 목적. 약 400명의 신규 고용이 발생할 전망 JX 금속
[전자부품]이바라기 현에 공장 신설. 2025년 생산 가동 예정. 투자 총액은 약 2,000억 엔. 반도체용 스퍼터링(Sputtering) 타깃, 압연 동박, 고기능 동합금조, 결정 재료 등을 제조 KIOXIA
[전자부품]이와테 현에 공장 신설. 2023년 생산 가동 예정. 투자 총액은 약 1조 엔. NAND 3차원 플래시 메모리 증산 목적. 올해 가을에는 미에 현에 건설 중인 신 공장이 생산에 들어갈 예정 고바야시 제약
[의약품]미야기 현에 공장 증설. 2025년 생산 가동 예정. 투자 총액 약 250억 엔. 세계 각국의 법률 규제에 대응한 제품을 제조해 세계시장 진출 가속화가 목적 일본항공 전자공업
[전자부품]야마가타 현에 공장 신설. 2023년 생산 가동 예정. 투자 총액은 약 65억 엔 EV, 스마트폰 등에서 수요가 증가 중인 커넥터 증산 목적 교세라
[전자부품]가고시마 현에 공장 신설. 2023년 생산 가동 예정. 투자 총액은 약 625억 엔. 유기 패키지, 수정 디바이스용 패키지 등 반도체 부품 증산 목적 JVC KENWOOD
[내비게이션]국내용 제품 생산을 인도네시아와 상해로부터 나가노 현으로 이관. 철저한 자동화로 아시아 신흥국과 동등한 수준까지 생산 비용 억제 추진. 기존 해외거점은 현지용 제품 생산을 지속 시세이도
[화장품]후쿠오카에 공장 신설. 2022년 4월부터 생산 개시. 최근 3년 사이에 일본 국내에 3개의 신규 공장을 건설하며 국내 생산을 2배로 확대. 공장 신설에 투입한 총 투자액은 약 1,400억 엔 캐논
[전자기기]2025년까지 사무기기를 중심으로 고급 기종의 생산을 일본 국내로 이관 예정. 21년 기준으로 66%인 일본 국내생산 비율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예정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반도체]2014년에 폐쇄한 야마나시 공장에서의 생산을 24년부터 재개한다고 발표. 투자 총액은 약 900억 엔. 파워 반도체 양산 목적 [자료: 각 사의 보도자료에 기반해 KOTRA 도쿄무역관 작성]
日 의류업계도 불고 있는 리쇼어링 바람의류업계도 국내 복귀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업종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의류 생산은 대규모 설비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생산 거점을 옮기는 것이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일본 섬유산업은 1970년대부터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이 진행되어, 현재는 일본에서 판매되는 의류 중 금액 기준 79%, 물량 기준 98%가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엔저와 신흥국 인건비 상승으로 해외 거점의 생산 비용이 증가했고 신종 코로나 사태로 물류 혼란을 겪게 되면서, 일본 국내생산 비중을 늘려 안정적인 상품 조달을 가능케 하겠다는 흐름으로 전환됐다. 물론 현재도 일본 국내생산은 해외생산에 비해 생산비용이 높다. 그러나 주문에서 납품까지 걸리는 납기 단축 등을 통해 폐기 손실과 기회 손실을 대폭 줄여 코스트 상승을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UNTITLED>나 <TAKEO KIKUCHI>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의류 대기업인 'WORLD'는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고가격대 제품군을 3~5년대에 대부분 국내생산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재킷, 원피스, 니트 등을 중심으로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차례차례 일본 복귀가 진행 중이다. WORLD의 전체 국내생산 비중은 현재의 약 20%에서 30% 이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질 스튜어트>나 <나노 유니버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의류 대기업 TSI는 야마가타 현과 미야기 현의 자사 공장의 생산 확대를 검토 중이다. 자동화 설비를 활용해 재킷, 코트, 블라우스 등을 생산할 예정인데, 짧은 납기로 소량 생산하는 실증실험 등을 진행하며 현재 10% 정도인 국내생산 비중을 장기적으로는 30~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WORLD의 플래그십 브랜드인 'UNTITLED'와 'INDIVI' 매장과 WORLD 오카야마 공장(오른쪽)>
[자료: WORLD, JUKI]
일본 기업이 자국 복귀를 서두르는 이유[1] 중국 의존도 낮추기
이러한 일본 기업의 자국 복귀 움직임은 비단 일본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 배경 중 하나는 바로 '탈중국'이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나며 높은 중국 의존도에서 비롯된 리스크가 국가경제 안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일본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2000년 14.5%였으나 최고점인 2016년에는 25.8%에 달했다. 이후 다소 완화되며 코로나 직전인 2019년은 23.5%를 기록했다. 미국, 독일, 한국과 비교해 봐도 일본의 대중국 수입 비중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 4000품목(HS 코드 6자리, 수입 금액 기준. 2019년) 중에서 그 셰어가 50% 이상인 경우가 1,388품목으로 33.1%에 달했다. 품목 내역도 20년 전에는 의류나 수산물 등이 상위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스마트폰이나 전자계산기(PC) 등의 전자기기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일본 기업들의 공급망에서 얼마나 중국산 제품들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확인 가능하다.
<일본, 미국, 독일, 한국의 대중국 무역 의존도 추이 (수입 금액 베이스. 단위: %)>
일본의 대중국 수입 의존도는 23.5%로 비교 4개국 중 가장 높다
[자료: Global Trade Atlas 자료에 기반해 KOTRA 도쿄무역관 작성]
[2] 엔화 약세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돌발 리스크에 좌우되지 않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일본 제조업 기업들은 자국복귀를 결단했다. 자국복귀를 결정하게 된 중요 요인 중 하나로 엔화 약세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움직임으로 일본 엔화 가치는 20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게다가 양국간 환율이 아니라 엔화와 세계 각국 통화간 환율을 의미하는 '실질실효환율'을 봐도 극단적인 수준으로 엔저가 진행 중이며, 달러뿐만 아니라 원화 등 여타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도 엔화가치가 낮아졌다. 일본은행이 현재 통화완하 정책기조를 유지한다면 엔저 현상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우려가 있으며, 이 같은 환율 전망 역시도 제조업 분야의 국내생산 회귀를 부추기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엔/달러 환율과 실질실효환율>
(엔의 실질실효환율은 2010년을 100으로 기준함)
노란색 화살표 방향으로 진행될 경우가 엔저 기조. 엔/달러 환율도 근년 들어 급속도로 엔저 추세가 진행 중임. 달러화 대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타 통화 대비로도 엔저 기조임을 실질실효환율 하락을 통해 확인 가능)
[자료: 일본은행(BOJ) 자료에 기반해 KOTRA 도쿄무역관 작성]
[3] 신흥국 임금 상승
또한 임금 격차 축소도 일본기업의 자국복귀 원인 중 하나다. 아래 그래프는 세계 주요국의 평균 임금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을 포함해 주요국들은 2000년 이후 대체적으로 임금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일본은 20년 가까이 횡보 상태다. 일본의 임금수준은 지난 20년 사이에 0.4%밖에 오르지 않은 반면, 한국은 무려 43.5%나 올랐다. 그 결과, 2015년에 양국의 임금은 역전되었으며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중국이나 태국 등 신흥국의 임금 상승 기조도 뚜렷해, 예전에 '생산거점'이었던 국가가 '소비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같은 신흥국의 임금 상승으로 인한 해외 생산 비용 상승이 일본기업의 자국복귀의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주요국의 평균 임금 추이>
(단위: 달러[연간 기준])
대체적으로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빨강 실선)만 횡보 추세. 2015년에는 한국(파랑 실선)에게 추월 당함
[자료: OECD 자료에 기반해 KOTRA도쿄 무역관 작성]
[4] 경제안전보장추진법 성립
게다가 올해 5월 일본에서는 반도체나 희귀금속 등 중요 물자 공급망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트럼프 정권 이후로 미중 무역마찰이 심화되면서 일본을 둘러싼 국제 질서가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고, 경제안전보장을 이유로 각종 규제가 강화되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및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각 산업에 필수적인 원자재 및 소재부품 공급이 중단/지연됐던 것도 배경으로서 작용했다. 불안정한 국제정세에 따른 공급망 불안 등의 경제안전보장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설비를 자국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의 핵심 사항>
공급망 강화 ・특정 중요물자(반도체, 의약품, 중요 광물, 축전지 원재료 등)이 대상
・특정국에 의존하고 있지 않은지를 정부가 체크인프라 안정 확보 ・전력, 통신, 금융 등 인프라를 담당하는 14개 업종의 대기업이 대상
・중요기기를 도입하는 경우에는 정부가 사전 심사(사이버 공격, 정보 유출 방지)특허 비공개화 ・(지금까지) 출원한 특허는 1년 반 후에 공개. 해외 기업의 군사 목적 전용 우려
⇒ (향후로는) 군사 전용 우려가 있는 기술은 내용을 비공개화 가능첨단기술 연구개발 ・우주, AI, 양자 등 안전보장 관련 <특정 중요기술>의 연구개발에 대해 자금면 등에서 지원 [자료: 일본 내각관방 홈페이지 토대로 KOTRA 도쿄무역관 작성]
시사점
현재 일본에서는 제조업 부문의 생산거점 자국 복귀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배경으로서는 미중 무역마찰 심화에서 촉발된 국제 질서 불안정화에 따른 경제안전보장 의식 고양, 코로나 사태에 따른 공급망 단절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여기에 엔저와 신흥국의 임금 상승으로 인해 해외 생산 비용 부담이 늘어난 점도 일본 제조 기업의 생산 거점 국내 회귀를 부추기고 있다.
일본은 현재 과도한 국가부채 등의 요인으로 인해 다른 나라들처럼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앞서 언급했듯 엔저 추세가 당분간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이러한 엔저 상황을 역이용하여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촉진하고 수출력 강화 전략을 취할 것이라 예상 가능하다. 그에 동반하여 일본 국내의 노동력 부족 해결을 위한 공작기계나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산업·공작기계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부품 조달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일본에 산업기계나 공작기계 등의 기계류나 부품을 수출하고 있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일본 시장진출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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