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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옐런 美 재무장관의 아시아 방문 관련 이슈 및 시사점
    World Wide 2022. 7. 1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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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옐런 美 재무장관의 아시아 방문 관련 이슈 및 시사점

    • 경제·무역
    • 미국
    • 워싱톤무역관 이정민
    • 2022-07-15

    옐런 美 재무장관, 첫 아시아 순방 시작... 방한 계기 韓美 재무장관 회의 예정

    7월 12일 美日 회담에서 발표한 환율 안정화 대책, 시장기대에 못 미쳐

    인플레이션, 주요국 통화 급등 환경 속 옐런 장관 스탠스에 귀추 주목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섰다. 옐런 장관은 7월 12~13일 일본 도쿄에 머문 뒤, 7월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7월 19~20일 서울 방문을 계기로 한미 재무장관 회의를 개최하게 된다. 인플레이션, 환율급등, 지정학적 불확실성 가운데 예정된 옐런 장관의 아시아 순방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美日 간 환율 안정화 합의,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쳐...

     

    옐런 장관은 7월 12일 일본 재무상과 회담에 임하면서 혼란의 시대 속 양국 간 공통 이해 증진을 위해 공급망 대러 제재 친환경 에너지 식량안보 등을 양국 간 주요 협력 의제로 다루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미일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언론의 관심은 양국이 내놓을 환율 안정화 방안에 쏠렸다. 회담 직전인 11일 장중 엔화는 달러당 137엔을 돌파하는 등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최약세를 기록하고 있어 수입 물가 급등에 따른 경제난 타개에 일본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회담 직후 공동성명에서 “미-일 양국 정부는 최근 외환시장 동향과 관련해 긴밀히 협의(consult closely)하고 G7 G20 합의 연장선에서 환율 문제에 적절하게 협력하겠다(cooperate as appropriately)”라고 밝혔다. 스즈키  재무상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옐런 장관에게 일본의 외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라고 밝히면서도 엔화 부양을 위한 정부의 시장 개입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한편,  재무부 관계자는 이번 성명에서 언급한 양국의 협력은 G20 합의에 따라 환율 동향을 감시 및 논의하는 수준이며,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G20 합의에 따르면 환율이 과도한 변동성’(excessive volatility) 또는 불안정한 동향’(disorderly movement)을 보일 때만 회원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허용된다.  재무부는 현재의 엔화 약세를 경제금융 안정성을 해칠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미-일 장관 회담 결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성명 발표 후 잠시 반등하는 듯 보였던 엔화는 양국 정부의 미온적 대응 소식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번에 합의된 대응 수준으로는 현재 미일 간 통화정책 차이로 발생한 양국 환율의 모멘텀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은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공격적인 긴축에 돌입했으나 일본은 여전히 10년 국채 수익률 0% 목표를 고수 중이다달러 가치는 오르고 엔화 가치는 떨어지는 구조적인 필연이 발생한다. 또한, 일본과 같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고유가로 인한 무역적자는 통화가치 하락의 또 다른 원인이 된다.

     

    <달러/엔 환율 추이(1990~2022)>

    [자료: 블룸버그 통신]

     

    러 원유 수출가 상한제 도입에 양국 협력 의사 확인

     

    이번 방문을 통해 옐런 장관은  정부의 최대 현안인 러시아 원유 수출가 상한제 도입에 대한 일본 정부의 협력 의사를 얻어냈다.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러시아 에너지 가격을 적절한 수준으로 제한하도록 하는 G7의 노력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미국이 강력히 추진하는 러시아 원유 수출가 상한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다. , 러시아산 원유 공급을 허용함으로써 유가 상승 압력을 완화함과 동시에 가격 상한제를 통해 러시아 정부를 재정적으로 압박한다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나온 정보에 따르면, 수입업자가 일정 가격 이상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경우에 국제 해운 관련 화물 금융보험 등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국제 해운물류 관련 서비스는 EU, 영국 등 글로벌 금융보험사들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수출가 상한제 실현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한다. 첫째로 하루에도 수십 개 국가를 통해 수백만 배럴이 거래되는 국제시장을 규제감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로 중국, 인도가 계속해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한 제재의 효과가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만약 러시아가 원유 감산으로 보복대응한다면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러시아로부터 상당량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최근까지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가 상한제 도입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양국 재무장관 회담을 통해 일본 정부도 결국 미국의 계획에 동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가격 상한선이 지나치게 낮을 경우 러시아가 수출 자체를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현재 미국 등 G7에서 검토 중인 가격 상한선은 배럴당 약 40달러로 알려졌다. 7월 12일 기준 배럴당 99.30달러에 거래 중인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급망, 개도국 금융위기 지원 등 협력 합의

     

    美日 재무장관 공동성명에는 더 회복력있고 강력한 국제 공급망 구축을 위해서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 협력을 증진하는 일명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강조했다. 글로벌 보건 분야에서 양국은 팬데믹 방지, 대비 및 대응을 위해 세계은행 내 금융조정기금(FIF: Financial Intermediary Fund) 설립을 지지하는 등 다자간 국제 방역 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또한, 개도국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채권국 간 공조와 투명한 정보교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밖에도 아시아 지역 등에서 인프라 투자, 탄소감축, OECD/G20 국제세제 합의의 조속한 이행 등에 대해 협력할 뜻을 같이했다.

     

    강달러 장기화 조짐 속 환율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급부상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에 박차를 가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가 통화가치 급락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6월 미국 인플레이션(7월 13일 발표)은 월가 전망치(8.8%)를 웃돈 9.1%로 41년 만에 최고 기록을 깼다. 따라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7월 26~27일 예정)에서 더욱 공격적인 금리 인상, 즉 자이언트스텝에 이어 금리를 1%p 인상하는 초강수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뜩이나 환율급등에 고심 중인 전 세계 국가들은 강달러 장기화 전망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7월 13일 기준 원화는 달러당 1,302원을 기록해 올해 들어서만 환율이 9.5%라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일본 엔화는 달러 대비 환율이 무려 19.3% 상승했고 유로화도 12.2% 급등해 각국 통화당국에 경고등이 켜졌다연준은 기준금리를 3번 연속 1.50~1.75%까지 급격히 인상했으나 일본중앙은행은 여전히 -0.1% 금리를 고집하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도 뒤늦게 7 0.25%p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한국은행도 13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미국과의 금리 역전에 대비해 0.5%p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달러 대비 주요국 통화 환율 추이(2022년 연초 대비)>

    (단위: %)

    [자료: Yahoo Finance]

     

    옐런 장관 방한을 앞두고 韓美 통화스와프 체결 전망 분분

     

    일각에서는 다음 주 옐런 장관 방한 시에 환율안정을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외환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미국 연준과 30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 통화스와프는 6개월 시한으로 3개월씩 2차례 연장해 2010 2월에 만료됐다. 이후 코로나19 경제위기가 닥치자 2020 3 600억 달러 규모의 양국 간 통화스와프 계약이 다시 체결됐고 역시 3차례 연장 끝에 2021년 말 종료됐다. 최근 달러 초강세 속에 외환시장이 다시 들썩이자 환율안정을 위해 다시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한 미국 현지 경제분석가에 따르면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은 앞서 한국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던 당시와 크게 다르다라며, 옐런 장관 방한 시 통화스와프가 중요하게 논의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2008년과 2020년에는 연준이 양적완화 등을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경기 부양의 시기였으나 현재는 인플레이션 위기 속에 달러 유통성을 공격적으로 축소하는 상황이다. 이런 중에 연준이 외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여 해외 달러 유통성을 확대하는 것은 교과서에서 벗어난 정책이라는 의견이다.

     

    지난 방일 중 옐런 장관이 시장이 기대할 만한 환율 안정화 대책을 내놓는데 소극적이었다는 평가가 높다. 반면, 언론은 미국이 당장 절실한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와 관련해 일본의 지지를 얻는 데는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과 주요국 환율이 치솟는 상황에서 15~16일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와 19일 방한 중에 옐런 장관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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