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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공유를 생각한다…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KOREA 2017. 10. 10. 20:37반응형
세계 도시의 고민거리를 나누고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9월 2일 개막식을 가졌다. 11월 5일까지 두 달 동안 서울 곳곳에서 주제전과 도시전으로 나뉘어 다양한 전시와 행사가 열릴 계획이다. 이번 비엔날레를 계기로 처음 공개된, 서대문역에 위치한 돈의문박물관마을을 찾았다.
서울 서대문역에 위치한 돈의문 박물관은 조선시대의 한옥과 일제강점기에서부터 1980년대까지의 근대 건물 총 30여 개의 건물을 리모델링해 도시재생 방식으로 새롭게 조성한 역사문화마을이다. 이번에 열리는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계기로 전시 및 체험 공간으로 대중에게 처음 공개됐다. 이곳은 광화문 인근 직장인들에게는 일명 ‘맛집 골목’으로 알려진 곳이었는데, 예전의 흔적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은 새로운 공간으로 변했다.
조선시대의 한옥과 근대건물 30여 개가 모여 있는 돈의문박물관마을 전경.(사진=C영상미디어) 세계 20여 개국 38개 팀 작품 전시
현재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는 ‘아홉 가지 공유(Nine Commons)’라는 주제로 세계 20여 개국 38개 팀의 다양하고 새로운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지속 가능하고 정의로운 도시건축의 패러다임을 탐색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다. 공유도시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가까운 미래의 도전이 될 것이고, 이는 자연스럽게 ‘함께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생활과 생산을 위한 에너지와 땅의 공유 문제’ 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에 착안했다. 기존의 도시계획은 이제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도시 구성원들이 한정된 자원을 공유하면서 자연과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무엇을 공유할 것인가’란 물음에서 공기, 물, 불, 땅이라는 주제가,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라는 물음에서 만들기, 움직이기, 소통하기, 감지하기, 다시 쓰기라는 주제가 대두한다.
이런 콘셉트에 맞게 공기, 물, 불, 땅에 대한 소중함과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전시와 혁신적인 테크놀로지를 포함한 조형물들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아티스트들은 황사, 미세먼지, 땅, 스마트 도시 등 현재 우리가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들을 다양한 해석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덕분에 교육적인 면에서 의미 있는 공간이 탄생했다.
이곳을 모두 둘러보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각각의 특색을 가진 30여 개의 공간을 주제별로 활용하고 있는데, 공간 하나하나의 스토리가 재미있다. 건물마다 다른 구조와 공간, 실내외를 넘나드는 아티스트의 작품들을 하나씩 따라가며 의미를 짚어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야외 광장에는 ‘그로우모어(Growmore)’라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 이케아와 협업한 일명 디자인 정원으로, 자기 스타일대로 정원을 가꿀 수 있다. 자연과 사람이 연결되어 도심 속에서도 식물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에서 꿈꾸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파사드 작품도 눈길을 끈다. 첨단유기태양전지와 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활용한 작품으로, 마치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키클롭스 방식의 석조 건축물도 있는데, 이는 건축의 창의적인 재활용을 표현한 작품이라 의미가 있다.
1) 대나무와 균사체를 활용한 새로운 건축자재를 사용한 <채굴을 넘어>는 디르크 헤벨과 필리프 블로크의 작품이다. 2) 태국 아티스트 리크릿 티라바니자의 작품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에서 꿈꾸고 있는가>. 3) DDP에서는 ‘도시전’을 주제로 세계도시를 만날 수 있다.(사진=C영상미디어) 땅을 주제로 한 ‘채굴을 넘어’는 기자와 전시 투어를 함께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김나연 책임매니저가 가장 의미 있다고 소개한 작품이다. 자원이 부족한 도시에서 생산, 사용, 재사용의 순환구조를 구축하고 자재와 건축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대나무 균사체를 혼합해서 만든 재료로 경작과 재배를 통해 건축 재료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미래에 활용할 건축 자원의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외에도 오부치 유스케의 ‘디지털 생산기술과 수치화된 포옹’, 미래 사회의 먹거리를 생각해보게 하는 ‘플러그인 생태학’, 서울의 공기를 시각화해서 볼 수 있는 ‘서울 온 에어’ 등 의미와 재미가 있는 작품들이 각 건물의 특성과 어우러져서 소개되고 있다. 한국 작가의 작품으로는 백종현 작가의 ‘그린 레고’ 시리즈가 있다.
마을 안에는 전시뿐 아니라 비엔날레 카페, 식당, 도서관 등의 공간도 마련돼 있다.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컵과 빨대, 공정무역 커피,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식물을 활용한 요리 등 세심한 구성이 눈에 띄었다. 디자인 기업인 밀리미터밀리그램(mmmg)과 함께 작업한 아트 상품을 만날 수 있는 아트숍도 놓치기 아까운 장소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을 방문한 관람객의 연령은 다양했다. 처음 공개된 공간인 만큼 관심이 높은 듯했다. 교육적인 목적으로 방문한 학생들도 눈에 띄었고,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출사를 나온 2030 청년층도 많이 보였다. 곳곳에 쉴 수 있는 공간도 많고, 읽을거리와 볼거리도 많아서 천천히 즐기기 좋은 곳이니 시간을 여유 있게 잡고 방문하길 권한다.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운영 정보
기간 : 9월 2일~11월 5일(월요일 휴관)
장소 :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돈의문박물관마을, 세운상가, 창신동 특별전시장, 모토엘라스티코
시간 : 오전 10시~오후 7시(화~일요일 및 공휴일,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오후 9시까지)
문의 : 02-2096-0108, www.seoulbiennale.org‘도시전’ 열리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주제전, 도시전, 현장프로젝트 등 크게 세 축으로 구성된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을 비롯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세운상가, 창신동 일대에서도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DDP에서는 ‘도시전-공동의 도시’가 주제다. 공공계획과 공공사업, 도시 담론을 통해서 세계 도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주제로 구성돼 있다. 세계 50개 도시의 정책과 현안, 공공 프로젝트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내용이 흥미로운 시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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