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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기고] 이 곳은 이란입니다
    World Wide 2017. 11. 2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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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기고] 이 곳은 이란입니다
    2017-11-20 박재영 이란 테헤란무역관

    - 현지 회사 실무경험을 통해 습득한 이란 문화 -

    - 이란 현지진출 또는 정착 시 유의해야 할 점 -

     



    공대현(전 Vakilroaya 견습직원)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이란은 어떤 나라일까? 이슬람 혁명석유테러반미국가 등을 떠올릴 것이다서구의 자기중심적 언론 보도는 이란의 페르시아 문화권을 변색시켰고 이로 인해 일반인들로 하여금 아랍문화권과 같은 민족 문화로 보게끔 시야를 제한했다하지만 이란에 방문한다면 아라비아 반도와 북아프리카의 문화권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이란은 과거 문화 및 역사가 고도로 발전했으며혁명 이전까지 강국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하지만 이슬람 혁명 이후 경제제재로 말미암아 에너지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고 제재 이후 경제적으로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이란은 저항경제라는 기치 아래 이란 내에서 자급자족하며 긴 경제제재 기간을 버텨왔다관점을 바꿔 바라보면자급자족을 함으로써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 또한 가지게 됐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란은 아랍이 아니다

     

    이란이라는 국가는 2500년 전 페르시아 문화권에서 시작됐으며이슬람에 의한 정복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견고한 과학 기술과 풍부한 문화로 오히려 이슬람 문화권에 페르시아 영향을 주었다아랍 국가들과는 달리 다민족 국가이며 언어 또한 아랍어가 아닌 페르시아어(Farsi)를 사용한다이런 이유로 이란에 대한 기본적 이해 없이는 이란 바이어와 원만한 비즈니스 또는 원활한 현지 생활은 불가능에 가깝다그런데 정작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과 진출을 시도하는 기업이 이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가 많았다가령 이란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이란인을 아랍인과 동일한 민족문화권으로 바라본다거나 아랍어 인사말을 이란인에게 나누는 등 이들의 문화를 무시하는 경우도 허다하다이처럼 이란에 대한 이해와 태도를 갖고 이란 시장에 진출해 사업을 진행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다분히 높다이란인페르시아 문화에 대한 이해는 필수이며간단한 페르시아어 인사말과 이란 시인 허페즈의 시 구절 준비만으로도 이란 바이어 또는 일반 시민의 환심을 사기에는 충분하다.

     

    진심이 아닌 말

     

    بفرمایید (Befarmayid, 먼저 하세요), قابلی نداره (Qabeli Nadare, 가치 없습니다) 이란에 방문한 경험이 있다면이 두 문장은 반드시 들어봤을 것이다두 문장 모두 이란의 전형적인 겉치레 문화를 보여준다이란인들은 택시비를 계산하거나슈퍼마켓에서 물건값을 계산할 때 '가치 없습니다'란 말을 하며 상대방을 위해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보인다또한 이란인과 점심 혹은 저녁 식사를 가질 경우, '먼저 하세요'를 외치며 상대방에 먼저 식사하기를 권하기도 한다이 두 문장 모두 이란인 특성을 잘 보여주는 모습이며이와 같은 문화를 '터로프'라 일컫는다외국인은 터로프 문화를 오해해 이란 사람이 진심으로 상대를 대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큰 오산이다터로프 문화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 전반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انشالله (Inshallah, 신의 뜻대로) 또한 이란에서 주로 사용된다이란인 스스로가 곤란한 상황에 놓여있을 경우 혹은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을 경우, 'Inshallah'를 외치며 언젠가 일이 진행될 것이라며 걱정하지 말라는 제스처를 곧잘 취하는 것을 볼 수 있다이런 터로프 및 인샬라 문화에 혼선이 없기 위해서는 이런 말 또는 행동 등을 빈말 또는 단순한 예의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적당하다특히 외국인의 경우 이란인의 빈말에 속거나 잘 못 생각하는 사례가 많으니 유의해야 한다.

      

    여기는 이란입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37년간 서방의 경제제재와 정치적 고립에도 불구하고 굴복하지 않고 버텨온 국가이기도 하다반대로 생각하면제재로 인해 37년간 큰 변화 없이 과거에 머물러있다고 볼 수 있다이란을 방문해서 가장 처음으로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은 한국에서 더 볼 수 없는 KIA 자동차의 과거 모델 프라이드를 테헤란 도로 대부분에서 쉽게 목격하는 것이다눈에 보이는 자동차를 제외하더라도 국가 시스템적인 체계에서 발전하지 못한 요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이란인들 사이에서 اینجا ایرانه (Inja Irane, 여기는 이란이다) 문장이 자주 사용된다상식선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나 개선되지 않는 교통체증, VPN 사용 없이는 접속되지 않는 인터넷 환경 등 여러 불편한 상황에 빗대어 자조적 의미로 '여기는 이란이다'라고 말한다위에 언급된 사례 외에도 불편한 부분이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한국식 사고방식으로 현지에서 업무를 한다거나 생활을 하겠다고 마음먹는다면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이란 환경 또는 이란인에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이곳은 이란이다' 라는 문장을 되뇌고 마음가짐을 차분히 가져야 한다그래야만 현지에서 적응이 수월해질 것이다.

     

    앞으로는 장밋빛 미래만 있을 것 같던 이란은 지난 2016년 대이란 강경노선인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제재해제 이후의 달콤한 상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또한 트럼프의 JCPOA(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 포괄적 공동이행 계획불인증 선언 덕분에 많은 현지진출 기업들은 이란에 일어날지도 모를 위험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다대외적인 정치 상황뿐만 아니라 37년간 폐쇄돼있던 이란 내부사정은 객관적으로 접근한다면 외국인 투자 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다그러나 과거부터 이란 대내외 상황은 항시 불안했었다그런데도 2016년 JCPOA 합의 이후 유럽과 중국일본을 비롯한 많은 국가 기업이 이란 시장진출 시도를 했으며 2017년 11월 현재까지도 사업 기회 포착에 노력 중이다이런 점을 생각해본다면 아직은 이란 시장이 불안하다는 이유만으로 진출 의사를 배척할 필요는 없다급변하는 정세라 할지라도 이란 및 이란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지 진출 기회를 찾고 향후 발생 가능한 위험에 대해 미리 대비한다면 이란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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